2000년대를 기점으로, 오랜 침묵을 딛고 점차 활기를 띄어가는 현 성인가요계의 화두는 두말할 나위 없이 '다양성의 회복'일 것입니다.
최근 젊은 신세대 트롯 가수들, 그리고 그룹 사운드와 포크 씬의 실력파 뮤지션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낸 성인가요계는 수년 전과는 달리 다채로운 개성과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며 가요팬들의 귀를 한층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 데뷔 앨범 [바빠서]로 성인가요계에 도전장을 내민 신인 가수 이수나는 이렇듯 변화의 기로에 놓인 2007년 성인가요에 새로운 모티브를 전해줄 성인가요계의 ‘젊은 피’입니다.
가수, 제작진들의 개성과 역량 돋보이는 이수나의 데뷔앨범!
봄 꽃의 풋풋한 생기를 머금고 있는 신인가수 이수나.
서른 문턱을 갓 넘은 젊은 가수이지만, 그녀는 새 앨범을 통해 10여 년 통기타 무대에서 다져진 튼실한 기본기와 독특한 보이스 컬러를 선보이며 관계자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특히, 그간 가요계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던 반가운 면면들 ? 독보적인 작풍과 어법을 가진 작가들의 역량이 신인가수 이수나의 개성을 한껏 돋보이게 합니다.
이수나를 발굴한 주역은 다름아닌, 독특한 작풍을 자랑하는 중견 작곡가이자 정상의 보이스 트레이너로 유명한 작곡가 김학민. 그는 이번 앨범에서 전곡의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소화해내며 특유의 반짝이는 센스를 유감없이 과시하였습니다.
또한, 방송작가이자 음악평론가, 싱어송라이터, 그리고 저술가이자 시인으로 가요계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는 가요계의 '기인' 구자형 작가의 모습도 눈에 띕니다.
타이틀곡 '바빠서'와 '하얀나비'의 작사를 맡으며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구자형 작가는 두 곡을 통해 특유의 예리한 필력과 거침없는 서정으로 노래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습니다.
영화/드라마 음악감독으로 더욱 유명한 편곡자 박용진 역시 이번 앨범에서 특유의 긴박감과 입체감으로 제작진의 개성을 한층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3년 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첫 선을 보이는 이수나의 데뷔 앨범은 이렇듯, 개성넘치는 제작진들의 기량이 더해지며 수록곡 모두 뚜렷한 개성과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강렬한 흡인력을 전해주는 타이틀곡 [바빠서]
타이틀곡 [바빠서]는 반복되는 후렴구가 강렬한 인상을 전해주는 경쾌한 트롯 댄스곡. 바쁜 일상 덕에 자주 만나지 못하는 연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질 법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이수나의 가녀린 보이스에 실려있습니다.
'...요즘엔 남녀 구분없이 다들 사회생활도 많이 하고, 또 예전과는 다르게 자신이 속한 사회의 폭도 많이 넓어졌잖아요. 그러다보니 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이 아마 '바쁘다'일겁니다.
[바빠서]라는 노래는 서로 바빠서 자주 못보다보니 오히려 그리운 마음 속에 사랑이 깊어가는 연인들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의 변화하는 사랑 코드인 셈이죠...'
(작곡가 김학민)
문득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아슬아슬한 일탈의 감정, 그럼에도 떠날 수 없게 하는 현실의 미련을 한 마리의 '나비'로 묘사하고 있는 서브 타이틀곡 [하얀 나비]는 가수와 제작진의 탁월한 창작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수작입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감성을 시적인 언어로 그려내고 있는 구자형 작가의 섬세한 어법, 그리고 마치 한 편의 가극처럼 이를 시각화하고 있는 작곡가 김학민의 예리한 선율은 기존 성인가요에서 찾기 힘든 상상력에 다름아닙니다.
특히, 부러질듯 가녀린 호흡과 맑고 청순한 하이톤의 보이스로 곡의 감성을 시각화하고 있는 이수나의 창법은 단연 곡의 백미입니다.
타이틀곡 이외에도 테크노 비트의 댄스곡 '사랑은 모두 거짓말', 청순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스탠더드 팝 '사랑은 바보', 서정적인 선율의 보사노바 발라드 '내 사랑 아시나요' 등 수록곡들 모두 신인가수 이수나의 잠재력을 선보이기에 손색이 없는 곡들입니다.
아름다운 가수 이수나
소속사인 스타앤스타의 한 관계자는 이수나를 '인생의 깊이와 철학을 보이스로 형상화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가수'라는 극찬과 함께, '라이브 무대를 통해 특유의 호소력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수나의 싱그러운 보이스와 창작자들의 진솔한 열정, 생기 머금은 창작력은 '변화'라는 화두를 안고 있는 성인가요계에 새로운 모티브를 전해줄 것입니다.
열정은 어떤 형태로든 아름다움을 띄는 법입니다. 그래서일까, 방송 데뷔를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는 이수나는 요즘 매일매일 예뻐진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합니다.
가수 이수나 프로필
절망 속에서 피워낸 꽃
차라리 절망이라 표현해도 좋을만큼 그녀의 삶은 역경과 고난 속에서 시작되었다.
경북 안동의 한 시골마을 출신인 그녀는 선천적인 정신지체 가족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양친 모두와 슬하의 4남매 중 2명은 정신지체를 앓는 장애우이다.
몸이 아프지 않고, 맏딸이었던 그녀는 걸음마를 떼기가 무섭게 가정의 생계와 아픈 식구들을 돌보기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부잣집 머슴살이와 밭농사 품앗이로 식구들을 건사하면서 그녀는 그렇게 유년기를 보냈단다.
잠시도 배고픔이 가시지 않던 시절, 밭일을 하며 흥얼거리게 된 노래들은 그녀에게 고된 일상 속의 유일한 낙이고 하나 뿐인 친구였다.
이미 고등학교 시절부터 몰래 학교 담을 넘어 카페에서 노래를 불렀던 그녀는 졸업 이후 식구들을 부양하기 위해 아예 라이브 가수를 직업으로 삼게 되었다.
10여 년의 라이브 무대를 거쳐 작곡가 겸 보이스 트레이너 김학민에게 발탁된 그녀는 3년 여의 혹독한 준비기간을 이겨내고 마침내 첫 앨범 [바빠서]를 발표하게 된다.
어느 정도 삶의 여유를 찾아, 몸이 아픈 가족들을 요양원 (인천 소재 '즐거운 집 사랑밭'회. 방송인 서세원, 조형기, 윤혜영 등이 후원자로 있다.)에 모실 수 있고, 자신의 첫 번째 앨범 발표를 앞두고 있는 지금의 그녀는 행복한 아이의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런 이수나 그녀에게선 이 땅의 봄의 들녘에서 맡아지는 싱그런 흙의 부드런 생명의 향기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