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진남성의 발라드 모음집 ‘레트로’(Re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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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케이아이작성일24-03-26 10:01 조회37,3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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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진남성의 발라드 모음집 ‘레트로’(Retro)
국민 위로하는 연주곡 ‘울지 말아요 연아’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인 2014년 2월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됐던 우리나라 김연아 선수가 심판진의 명백한 편파 판정으로 러시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선수에게 우승을 빼앗기는 사태가 발생했다.
억울하게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김연아 선수는 은메달을 수상하면서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지만 의연한 모습을 보이면서 더욱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소트니코바 선수는 2023년 7월 소치올림픽 당시 도핑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고백해 다시 한 번 김연아 선수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게임 중계를 지켜본 원로 작곡가 진남성 선생은 얼마 후 ‘울지 말아요 연아’라는 연주곡을 작곡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개인 사정으로 이 곡을 발표하지 못하고 최근 색소폰 연주자 김원용의 테너 색소폰 연주곡으로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슬픔에 빠진 김연아 선수를 위로하기 위해 만든 곡이라지만 한 개인을 위하기보다는 당시 그 장면을 지켜보며 분노로 화병에라도 걸릴 것처럼 답답한 열혈 시청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풀어주는 듯 색소폰 연주가 아름다워 가슴을 울렁거리게 만든다.
55년 작곡 외길 정리한 진남성 작-편곡집
진남성 선생은 1968년 나훈아의 ‘두 줄기 눈물’을 작사 작곡한 이후 55년에 걸친 음악인생을 정리하자면서 자신이 지난 수년 동안 새로 작곡한 작품 15곡을 직접 편곡하고 녹음해 ‘레트로’(Retro)라는 앨범을 완성시켰다.
‘올드 K팝 발라드 모음집’과 ‘진남성 작-편곡집’이란 부제가 붙은 이 앨범에는 연주곡뿐만 아니라 가수 김지언 김병길 김찬 등이 부른 보컬 곡들도 담아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색소폰 독주곡뿐만 아니라 피아노와 트럼펫 독주곡은 물론 피아노협주곡과 바이올린협주곡으로 부를만한 고전적인 연주음악도 작곡해 수록했다.
‘울지 말아요 연아’에 못지않은 관심을 끄는 연주곡은 트럼펫 연주자 최선배 선생의 독주곡 ‘파도를 넘어’. 진남성 선생의 해병대 군악대 시절 선배였다는데 트럼펫 연주곡에 대한 선입견을 완전히 깰 정도로 부드럽고 아름다운 연주솜씨를 선보였다.
오스트리아에서 1천만 원 이상을 주고 왼손잡이용으로 소유자의 이름까지 새겨 넣고 주문제작한 특수 트럼펫이라는데 시중의 트럼펫 소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듣는 이에 따라 플루트 연주로 착각할 정도로 소리가 부드럽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릴레이 ‘잠자는 메콩강’
작-편곡가로도 유명한 변성룡의 피아노연주곡 ‘안개’도 명곡으로 꼽을만하다. 먼 길 떠나는 방랑자의 고독을 그린 듯 처연하게 들린다. 원로 DJ 석준의 짧은 내레이션도 멋지다.
앨범의 첫 곡으로 수록한 ‘비와 나’는 색소폰과 피아노의 듀엣처럼 들리지만 색소폰이 아니고 미디로 만든 사운드라고 한다. 비오는 날 느끼게 되는 쓸쓸하면서도 서늘한 마음을 그렸다. 두 번째 곡 ‘비오는 날 카페 캐피탈’은 카페의 편안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후반부의 강렬한 일렉트릭 기타 연주가 인상적이다.
첼로 독주로 시작해 피아노와 바이올린으로 바통이 바뀌는 릴레이 연주가 변화무쌍한 ‘잠자는 메콩강’(Sleeping Mekong River)을 듣다보면 거대한 강물의 흐름이 저절로 느껴진다.
김지언의 ‘아베 마리아’, 김지언과 오두진의 듀엣 ‘변치 않는 사랑’, 석준의 내레이션과 김병길의 노래로 완성된 ‘고난의 그 길을 지나’(Via Dolorosa)는 가스펠. 종교적 색체가 짙은 곡들이지만 명상음악으로도 손색없이 완성도가 높은 작품들이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갈보리 언덕 위에 오르는 장면을 묘사한 ‘고난의 그 길을 지나’는 피아노 독주에 이은 남성 듀오 하늘과 땅 출신의 가수 김병길의 노래와 웅장한 코러스가 마치 한 편의 오페라를 감상한 것과 다름없는 감흥을 선사한다.
대중적인 ‘굿바이 마이 프렌드 타오’와 ‘목화밭’
연주곡들 모두 라디오에서 소개할만한 곡들이지만 가장 대중적인 곡은 ‘굿바이 마이 프렌드 타오’(Goodbye My Friend Thao)와 김지언의 리바이벌 ‘목화밭’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가수 김찬이 부른 ‘굿바이 마이 프렌드 타오’는 이별의 슬픔을 그린 발라드. 타오라는 이름은 우리나라의 순희처럼 베트남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여자 아이의 이름이라고 한다. 피아노 반주에 얹힌 김찬의 애절한 창법에 이은 테너 색소폰의 연주가 화려하고 매혹적이다.
김지언의 ‘목화밭’은 지난 1977년 남성 듀오 하사와 병장이 발표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히트곡의 리바이벌. 김지언이 툭툭 던지듯 무심하게 불렀는데 괜스레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매력이 있다. 이지리스닝 계열의 곡이어서 라디오에서 몇 번 틀어주면 폭발적인 인기를 끌 곡으로 생각되는 곡이다.
진남성 선생은 1943년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했다. 한영고교 1학년 때 밴드부에 가입해 트럼펫을 연주했다. 고교 졸업 후 해병대 군악대에서 근무하고 1967년 제대해 이듬해 발표한 나훈아의 ‘두 줄기 눈물’이 데뷔작이다. 이후 배성의 ‘기적 소리만’, 하사와 병장의 ‘목화밭’, 조영남의 ‘점이’, 나훈아의 ‘망모’ 등을 작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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