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기억나는 드라마 삽입곡만 해도 여럿이다.

STV ‘불꽃’(유열과 함께 부른 듀엣곡 ‘사랑의 찬가’)과 ‘첫사랑’(‘내 안의 그대’), MTV ‘눈사람’(‘혼자가 아닌 나’) 등 6~7개의 드라마 OST음반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정작 가수가 누구인지는 가물가물하다.
한 사람이 불렀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워낙 음색이 다양하기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 OST 전문가수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서영은(29)이 네번째 앨범 ‘선물’을 발표했다.

그의 이번 음반은 이제부터 드라마의 유명세를 등에 업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똘똘 뭉쳐 있다.

타이틀곡은 ‘천사’(우지민·루시아 공동작사, 우지민 작곡).
경쾌한 리듬과 편안한 목소리가 조화를 이룬다. 지난해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혼자가 아닌 나’와 비슷한 분위기다. 듣고만 있어도 힘이 샘솟아 흥겹게 따라부르기에 적합하다.

직접 노랫말을 쓴 ‘졸업’(최승진 작곡)과 ‘저스트 원 나이트’(박성윤 작곡) 등의 수록곡은 깔끔한 창법으로 불렀다.

음반의 마지막 트랙을 장식하고 있는 ‘귀’(우지민 작사·작곡)에서는 유일하게 한껏 기교를 발휘했지만 그 외의 노래들은 담백하기 그지없다. 일부러 보여주려는 듯 작심하고 기교를 부리지 않고 편안하게 멜로디를 소화해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렵게 불러야 노래를 잘하는 줄 알았다”는 서영은은 “대학축제 등 공연장에서 관객들이 내 노래를 소리 높여 따라부르는 것처럼 기분 좋은 일이 없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바뀐 노래관을 설명했다.

교회 성가대에서 처음 노래를 배운 뒤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서울 홍익대앞 클럽에서 음악활동을 해온 그는 “코요태의 신지를 닮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면서 “저는 영광이지만 신지씨가 혹시 기분 나빠할지 모르겠다”며 수줍은 듯 얼굴을 붉혔다.


♣수록곡

01 졸업
02 천사
03 너도 나처럼
04 다짐
05 Just One Night
06 나쁜 여자
07 그 사람의 결혼식
08 그녀의 향기
09 혼자가 아닌 나
10 어떤 그리움
11 가세요
12 내 안의 그대
13 다를 닮은 그대
14 어떤 사랑
15 귀(鬼)